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관리사무소에 도착했다.
오늘도 역시 커피와 차를 세팅하고 물한잔을 마셨다.
업무의 시작!!!
이사가 1세대밖에 없어서 여유를 살짝 부리고 있었다.
오전10시30분
갑자기 과장님이 방송 부탁한다며 쪽지를 주시고는 가셨다.
'오잉? 이게 뭐지?'
옆에 계시는 경리언니한테 여쭤봤다.
"과장님이 방송해달라고 종이주고 가셨어요. 어떻게 하는건지 아실까요?"
"아 그거 방송일지파일 열어서 보면 저번에 했던거 있을거야. 그거보고 해서 출력하고. 그리고 나한테 말해"
"네"
컴퓨터에서 방송일지파일을 열어서 이전에 했던 멘트를 수정했다.
수정하고 출력.
"출력했어요."
"아 그래? 그럼 일로와봐"
갑자기 구석으로 가시더니 마이크를 잡고 방송을 하면 된다고 설명해주셨다.
"내가 방송기기 켜는거까지 해줄테니까 방송출력본보고 읽기만 하면 돼"
"오메오메 떨려요!!!"
"나도 처음에 긴장했는데 그냥 읽기만 하면 돼. 준비됐지?"
"네"
방송기계의 전원버튼이 켜지고 나는 방송문을 읽기 시작했다.
염소같은 목소리가 아파트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ㅋㅋㅋ
"관리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긴급배관공사로 인해 11시부터 30분동안 온수공급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반복)"
방송이 끝나고 경리언니한테 말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글이 있는데 이제 이해가 가요"
"무슨 글?"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리이야기였는데요. 세대수가 300세대 정도 되는 작은 단지였어요. 방송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할지 고민이 된다는 글을 봤었는데 이제 이해가 가요..."
"하하하 하다보면 괜찮을거야"
예쁘지도 않은 내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흘러나갔다는게 후덜덜 했다.
들어주신 주민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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